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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위크엔드스토리①] '눈물' 많아진 김연경 "오히려 기뻐요" 이유는

2017-09-30 09:40:03 | 작자:권영준 | 출처:네이버 스포츠
개요:[스포츠월드=권영준] “요즘 들어 눈물이 자꾸 나요. 그런데 그게 기쁘더라고요. ‘그래, 나도 사람이구나. 사람이 좀 이래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포츠월드=권영준] “요즘 들어 눈물이 자꾸 나요. 그런데 그게 기쁘더라고요. ‘그래, 나도 사람이구나. 사람이 좀 이래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가 털어놓은 말 한마디마다 강스파이크만큼 시원시원하다. 꾸밈도 없고 거침도 없다. 배구 코트에서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식빵’을 외치기도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전지현 같은 느낌 아니에요”라며 당당하게 웃는다. 한국 배구 최고의 월드 스타, 바로 김연경(29·상하이 구오후아)의 이야기이다. 최근 빡빡한 국가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걸크러쉬’ 김연경을 스포츠월드가 27일 그의 자서전 출간 기념회가 열린 강남의 한 서점에서 직접 만났다. 그동안 지겹게 나온 대한배구협회 이야기, 김치찌개 이야기, 리시브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오롯이 ‘사람 김연경’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①‘눈물’ 많아진 김연경 "오히려 기뻐요" 이유는? ②’화장품 광고’ 김연경 “전지현 느낌에 깜짝” ③‘연애도 당당’ 김연경 ”언제나 열려있어요” ④김연경, 처음 털어놓은 ‘중국행 진짜 이유’

▲”요즘에 눈물이 많아졌어요. 나도 사람이었어요.”

‘걸크러쉬(여성이 다른 여성을 선망하거나 동경하는 마음 또는 그런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는 김연경의 이미지를 가장 잘 나타내는 수식어이다. 192cm의 장신을 앞세워 한국 여자 배구 선수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타점 높은 스파이크를 때리는 그는 코트 안에서는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발언과 언제나 강인한 모습으로 동료를 이끄는 리더로 꼽힌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그렇게 강인하고 호탕한 이미지는 아니었다. 배구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았고, 성장을 거듭할수록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달라붙었다. 배구를 하다 보면 힘들 때도 있고, 벅찰 때도 있지만, 그는 이것들을 모두 이겨내야 하는 사람이었다.



김연경은 “어렸을 때는 나도 모르게 강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그래서 힘들어도 내색하는 법이 없었다. 친한 친구들에게도 고민을 털어놓지 못했다. 누군가 강제로 시킨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책임감이라는 것이 생겼다. 벅찰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지만, 나는 이것을 이겨내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게 굳어져서 그런지 눈물을 흘린 기억이 거의 없다.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가 눈물을 흘린 기억을 더듬어 보면 4년마다 한 번씩이었다고 한다.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올림픽 도전의 아쉬움이 진하게 스쳐 지나갔다. 인터뷰 주제와 별개지만, 그는 인터뷰 내내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고 또 강한 열정을 드러냈다.

강인하기만 할 것 같았던 그에게 최근 변화가 찾아왔다. 그는 “요즘 들어 작은 일에도 크게 감동하고, 별 것 아닌 말에도 서운함이 느껴진다. 특히 눈물이 그리 많아졌다. 감수성이 풍부해진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김연경의 스파이크 스윙의 속도와 강도를 잘 아는 기자는 그의 눈치를 살피며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 아니냐’ 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이에 김연경은 껄껄 웃으며 “이 얘기를 하면 다들 그렇게 얘기한다”며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고 쿨하게 받아쳤다. 그러면서 “눈물을 흘린 기억이 가물가물한 사람이 갑자기 눈물이 많아지니 얼마나 당황스럽겠나.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너무 기쁘더라”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래 나도 사람이었어. 사람이 좀 이래야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제야 좀 사람 같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표팀 에이스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솔직히 너무 힘들다. 벅찰 때도 많다. 내려놓고 싶을 때도 많다”면서도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가 그렇게까지 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나는 대표팀에서 뛰는 자체가 너무 즐겁다.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모여서 훈련을 하고, 다른 나라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과 모여서 경기를 하는 자체가 너무 즐겁다. 그래서 나도, 우리 팀도 다 잘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힘들면 힘들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는다. 예전처럼 혼자 끙끙 앓고 그러지 않는다”며 “스스로 컨트롤하는 노하우가 하나씩 생기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김연경이 지난 27일 자신의 에세이 ‘아직 끝이 아니다’의 출간 기념 사인회가 열린 강남구 한 서점에서 스포츠월드와 인터뷰를 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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