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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등극' 이다영의 프로 생활은 이제 시작

2017-09-14 14:39:25 | 작자:양형석 | 출처:네이버 스포츠
개요:[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현대건설이 컵대회 개막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17 천안·넥스컵] 13일 인삼공사전서 안정된 토스와 높은 블로킹으로 역전승 견인

[오마이뉴스양형석 기자]

현대건설이 컵대회 개막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도희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2(25-23,21-25,23-25,26-24,15-12)로 제압했다. 지난 4월 양철호 감독의 후임으로 현대건설의 사령탑에 부임한 이도희 감독은 공식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사실 이날 경기는 현대건설의 양효진(허리부상)과 황민경, 김연견(이상 국가대표 차출), 인삼공사의 최수빈, 한수지(이상 국가대표 차출)가 빠지면서 양 팀이 완벽한 전력으로 맞붙지 못했다. 하지만 새로 영입한 선수들과 백업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배구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다가올 2017-2018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할 현대건설의 이다영 세터는 준수한 활약으로 성공적인 홀로서기를 예고했다.



1년에 한 번 올스타전에서만 빛나는 세레머니 전문(?) 선수

서울올림픽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김경희 세터는 은퇴 후 육상 국가대표 출신의 이주형씨와 결혼해 1996년 일란성 쌍둥이 딸을 낳았다. 그리고 김경희씨는 같은 날 태어난 두 딸에게 나란히 배구를 시켰다. 오른손잡이에 폭발적인 점프력을 가진 언니 이재영(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윙스파이크로, 왼손잡이에 손끝 감각이 좋은 동생 이다영은 세터로 성장했다.

전주 중산초등학교를 나온 이재영과 이다영은 진주의 경해여중과 선명여고를 거치며 또래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아시아의 거포' 하종화 감독의 딸 하혜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까지 함께 뛰었던 선명여고 시절엔 고교무대에 적수가 없었을 정도. 이재영과 이다영은 고교생 신분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엘리트 코스를 착실하게 밟아 나갔다.

하지만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로 순조롭게 성장하던 쌍둥이 자매의 운명은 프로에 진출하면서 극명하게 엇갈리고 말았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이재영이 첫 시즌에 신인왕, 세 번째 시즌에 정규리그 MVP에 오르며 승승장구한 반면에 전체 2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이다영은 염혜선(IBK기업은행 알토스)이라는 벽을 만났다.

프로 입단 후 3년 동안 염혜선의 백업 세터로 나선 이다영은 179cm의 좋은 신장과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2단 공격과 블로킹에서 커다란 장점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세터에게 가장 중요한 토스의 안정감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염혜선에게 미치지 못했다. 루키 시즌에 당한 허리부상도 이다영의 성장을 막았던 커다란 악재였다.

물론 이다영은 특유의 발랄한 성격과 넘치는 끼로 올스타전에서 3년 연속 세리머니상을 수상하며 배구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소속팀에서는 백업에 불과한 이다영이 매년 팬투표를 통해 올스타전에 출전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하지만 올스타전에서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전에서 큰 강점을 보여주지 못한 이다영은 김사니와 이숙자(이상 은퇴), 이효희(도로공사)를 잇는 차세대 세터 경쟁 구도에서 점점 멀어졌다.

이도희 감독 집중 지도 아래 한층 성장한 '주전세터' 이다영

2016-2017 시즌이 끝난 후 현대건설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자 90년대 '무적함대' 호남정유를 이끌었던 이도희 세터가 새 감독으로 부임했고 9년 동안 현대건설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 염혜선이 기업은행으로 이적한 것이다. 염혜선 세터가 떠나면서 현대건설 선수단에 세터는 이다영 한 명 밖에 남지 않았다.

이도희 감독은 염혜선을 보내면서 얻은 보상 선수 지명권으로 세터를 보강하는 대신 베테랑 한유미를 묶는데 사용했다(보상선수 김유리 지명 후 한유미와 트레이드). 지난 11일에 있었던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터와 날개 공격수를 겸하는 김주향과 포항여고의 세터 김다인을 지명했지만 아직 프로에서 주전으로 활약할 수준은 아니다. 이도희 감독은 다가올 새 시즌 이다영을 주전 세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명세터 출신의 이도희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팀 내의 유일한 세터 요원 이다영을 집중 지도했다. 이다영은 기본적인 구질이나 위치 교정은 물론이고 코트 위의 야전사령관으로서 경기를 운영하는 방법까지 이도희 감독의 노하우를 세밀하게 전수 받았다. 그리고 명가 현대건설의 주전세터가 되기 위한 이다영의 노력은 주전 세터로서의 첫 공식 대회인 KOVO컵 첫 경기부터 빛을 발했다.

이다영은 인삼공사와의 KOVO컵 첫 경기에서 단 한 번도 교체되지 않고 풀타임으로 출전하며 현대건설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5세트 동안 총 52번의 토스를 성공시켰고 장기인 블로킹도 3개를 기록했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14개의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수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의식적으로 점프토스를 구사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점프 토스는 체력 소모가 심하지만 그 동작 만으로도 상대 블로킹을 한 번 더 속이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물론 이다영은 아직 풀타임 주전 세터로서 V리그의 긴 시즌을 치르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팀 내 백업 세터들이 약한 만큼 부상 방지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학창 시절 큰 주목을 받았다가 정작 프로 입성 후 3년 동안 별 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던 유망주가 주전으로 맞는 첫 대회, 첫 경기임을 고려하면 이다영은 우려보단 희망이 훨씬 크게 보이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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