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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여자배구 7구단 창단, 우선 추진할 수 있다"

2017-09-13 14:39:55 | 작자:김윤휘 | 출처:네이버 스포츠
개요:[인터뷰] 김윤휘 사무총장 "남자 8구단 창단, 향후 2~3년 사실상 어려워져"

[인터뷰] 김윤휘 사무총장 "남자 8구단 창단, 향후 2~3년 사실상 어려워져"

[오마이뉴스김영국 기자]



"상황이 변했다. 여자배구 신생팀 창단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김윤휘 사무총장은 12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여자배구 제7구단 창단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에 따라 KOVO가 신생팀 창단과 관련한 기존 입장을 변경할 가능성도 커졌다.

KOVO의 기존 입장은 남자배구 제8구단 창단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여자배구 제7구단 창단에는 부정적이었다. 이는 전임 구자준 총재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기조였다.

조원태 현 KOVO 총재도 지난 7월 취임 일성으로 "남자 프로배구 리그가 8개 팀 체제로 운영될 수 있도록 남자 팀 창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자 팀 창단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KOVO 방침과 정반대로 흘러가 버렸다. 남자배구 제8구단 창단은 향후 2~3년 안에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여자배구 제7구단 창단은 '지금이 최적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골든 타임' 날려버린 남자배구 8구단 창단

사실 남자배구 제8구단 창단은 올해가 최적기였다. 그러나 타이밍을 날려버렸다. 오는 25일 실시되는 2017~2018시즌 V리그 남자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 대학은 물론 고교 졸업예정자까지 '학년을 불문하고' 유망주들이 거의 전원이 참가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 신청을 낸 선수는 총 43명이다. 대학에서는 13개 대학의 39명이 참가했다. 그 중 4학년과 기졸업 선수가 33명, 3학년이 3명, 2학년이 3명이다. 고교 졸업반은 4명이 참가했다.

대학 4학년에는 김형진(188cm·세터·홍익대), 손주형(204cm·센터·경희대), 이상욱(183cm·리베로·성균관대), 김정민(197cm·센터·경기대) 등이 참여했다. 3학년은 한성정(197cm·레프트·홍익대), 이호건(188cm·세터·인하대), 김인혁(192cm·레프트·경남과기대)이 참가 신청을 했다. 2학년은 차지환(202cm·레프트·인하대), 김정호(188cm·레프트·경희대), 박준혁(205cm·센터·명지대)이 도전장을 냈다.

고교 졸업반에는 임동혁(200.5cm·라이트·제천산업고), 최익제(189cm·세터·남성고), 김지한(193.7cm·레프트·송림고), 박찬욱(171cm·리베로·송양고)이 참가 신청서를 냈다.

문제는 학년이 낮을수록 기량이 더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고교생인 임동혁이 대학 선배들보다 기량과 장래성은 물론 스타성에서도 앞선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결과적으로 현재 대학과 고교 선수 중 내로라하는 선수는 거의 전원이 올 시즌 드래프트에 나왔다는 얘기이다. 대학에 남아 있는 유망주는 황경민(194cm·레프트·경기대3), 전진선(199cm·센터·홍익대2) 정도밖에 없다.

향후 2~3년 동안 남자배구는 창단하고 싶은 기업이 나타나도 신인 유망주가 없어 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신임 총재 공약, 현실과 엇박자... "작년에 적극적 조치 취했어야"



김윤휘 KOVO 사무총장도 이런 점을 시인했다. 그는 "지난 7월 신임 총재께서 핵심 공약으로 남자배구 제8구단 창단을 얘기했었는데,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유망주들이 한꺼번에 다 나와버려서 공약하고 실제 현실이 안 맞는 부분이 발생했다"고 실토했다.

이어 "새로운 구단이 창단되려면 좋은 신인 선수가 드래프트에 많이 나와야 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남자배구 신생팀 창단은 올해가 최적기였다"며 "앞으로 몇 년 동안 이렇게 좋은 멤버가 많이 나오기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또 "남자배구 제8구단을 창단하려면, 작년에 추진해서 올해 신인 드래프트 전에 창단 작업을 완료했어야 신생팀에게 상위 순번 신인들을 배정하면서 V리그에도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데, 이제는 현실적으로 2~3년 안에는 (신생팀 창단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이런 상황을 미리 예상해서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전임 집행부에서도 몇몇 기업을 대상으로 신생팀 창단과 관련해 논의가 있었지만 지역 연고, 창단 비용 문제 등 때문에 성사가 안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조원태 신임 총재에게 제8구단 창단 무산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또한, 남자배구 신생팀 창단은 전임 총재도 수차례 공언했었다. 한국 남자배구와 프로배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고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좋은 기회가 왔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하고 놓쳐버린 것이다.

어물쩍거리다 '내년 여자배구 창단'도 무산 우려

문제는 남자배구와 똑같은 실책이 내년 여자배구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여자배구 프로 구단과 고교 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내년 여자배구 신인 드래프트에 좋은 유망주들이 대거 나오기 때문에 지금이 제7구단 창단의 최적기"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 여자배구 감독들 "프로 7구단 창단, 지금이 최적기").

여자배구를 둘러싼 여건도 최적기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세계 최고 선수인 김연경의 효과가 큰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최근 여자배구 인기는 1970~80년대 르네상스 시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포털 사이트와 SNS 등 온라인에서도 여자배구 관련 이슈가 프로야구 못지않는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여자배구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경우 인기는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 유망주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이 창단 기업 입장에서도 홍보 효과가 어느 때보다 클 수 있다.

현재 고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유망주들을 살펴보면, 최대어인 정호영(190cm·레프트 겸 라이트·선명여고1), 박은진(188cm·센터·선명여고2)을 필두로 지난 8월 U18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정지윤(179cm·레프트·경남여고2), 박혜민(180cm·레프트·선명여고2), 고의정(182cm·레프트·원곡고2), 이예솔(178cm·라이트·선명여고2), 이주아(185cm·센터·원곡고2), 최민지(182cm·센터·강릉여고2) 등 실력과 스타성을 갖춘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내년 드래프트에는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는 선수 15명 이상이 한꺼번에 나온다. 신생팀에게 상위 순번 선수들을 배정해도 기존 구단들까지 1~2명씩 충원할 수 있을 정도다.

'창단하겠다는 대기업' 나왔는데도 반대한 '프로 구단 이기주의'

여자배구 신생팀 창단의 가장 큰 걸림돌은 KOVO 고위 관계자들의 의지와 적극성 부족, 그리고 기존 프로 구단들의 반대였다.

실제로 지난 2014~2015시즌을 앞두고 일부 대기업에서 여자 프로배구단 창단 검토를 했었고, 의지도 있었다. 당시에도 이재영, 이다영, 하혜진, 문명화, 전새얀 등 유망주들이 다수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 프로 구단들이 담합에 가까운 반대 기류를 보이면서 무산됐다. 김윤휘 사무총장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여자 프로배구의 경기 수준은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신생팀 창단 반대의 명분이 허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존의 좋은 선수들이 프로 구단에서 뛸 자리가 없어 임의탈퇴와 자유신분선수 등으로 팀을 떠나는 경우만 양산됐다. 지난 11일 실시된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신청자 40명 중 60%(24명)가 프로에 지명되지 못해 곳곳에서 눈물을 쏟아내는 가슴 아픈 광경도 연출됐다. 여러모로 여자배구 발전에 악영향을 초래한 것이다.

현재 프로 구단들은 유망주 발굴·육성에 효과적이라는 프로 구단 연고제와 클럽 시스템, 2군 리그 도입 등에 대해 그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소극적이다. 그런데다 신생팀을 창단하겠다는 대기업이 나왔는데도 거부하는 행태는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그런 전적이 있기 때문에 배구계에서는 KOVO가 또다시 어물쩍거리다 여자배구 제7구단 창단 기회를 날려버리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내년에 신생팀이 창단되려면 지금부터 기업 물색 등 검토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내년에 추진하려고 하면 창단 절차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KOVO·프로 구단, 변화 조짐... '의지와 실천'이 더 중요

다행히 최근 KOVO와 여자 프로 구단들의 기류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윤휘 KOVO 사무총장은 "지난 번 '여자배구 프로 7구단 창단, 지금이 최적기' 제하의 (오마이뉴스) 기사를 꼼꼼히 읽고 나서, 남자배구 창단만 생각할 게 아니라 여자배구 7구단 창단에 대한 대비도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실 남자배구 8구단 창단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최근 관련 기사와 여자배구 신인 드래프트를 보면서 '아, 이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배구에 좋은 신인 선수들이 나오면 남자배구를 우선적으로 창단하는 게 맞고, 여자배구에 좋은 신인이 많이 나오는 때는 여자배구 창단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여자 프로 구단도 이전과 달라진 조짐이 보인다. 한 여자 프로 구단 감독은 12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안 그래도 (여자배구 7구단 창단 최적기) 기사가 나온 이후 구단 사무국 관계자와 얘기를 해봤다"면서 "신생팀 창단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공감을 넘어 실천이다. 여자배구계가 한목소리로 '제7구단 창단의 최적기'라고 말하는데도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무능과 무책임'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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