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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told] 맨유-모리뉴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2017-04-19 15:45:05 | 작자:네이버 스포츠 | 출처:네이버 스포츠
개요:조제 모리뉴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첼시를 꺾었다. 그러나 아직 둘의 만남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의 필진 Thore Haugstad도 그 중 한 명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자.

[포포투=Thore Haugstad]

조제 모리뉴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첼시를 꺾었다. 그러나 아직 둘의 만남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의 필진 Thore Haugstad도 그 중 한 명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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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절, 축구계에서 모리뉴가 처음 맡은 업무는 상대팀 분석이었다. 업무 청탁자는 그의 아버지(펠릭스)였다. 보고서는 훌륭했다. 펠릭스 감독은 2부에서 1부로 올라가기 위한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승점 1점이 필요했다. 모리뉴는 일주일 내내 상대를 관찰한 뒤에 아버지에게 꼼꼼히 보고했다. 펠릭스는 “모든 걸 알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FC바르셀로나에서 모리뉴는 보비 롭슨 감독의 통역사에서 코치로 승진했다. 롭슨 감독은 공격 진영 훈련을 맡았고, 수비 훈련을 모리뉴에게 맡겼다. 모리뉴의 최대 장점을 간파한 덕분이었다. 상대의 공격 장점을 분석해서 대비책을 세우는 능력이 탁월했다.

상대가 잘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능력은 모리뉴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맨유의 새로운 도전에서 그는 다른 상황에 처했다. 맨유는 공격적 팀을 원하지만, 모리뉴에게는 그 능력이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 유나이티드 웨이 vs 모리뉴 웨이

올 시즌 맨유의 원정 승점(30점)은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다. 홈에서 너무 많이 비기는(9무) 바람에 UEFA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밖으로 밀려있다. 대부분 이길 수 있었던 경기 내용이었지만, 불운과 골 결정력 부족에 덜미를 잡혔다. 홈에서 맨유의 페널티박스 내 슛 시도는 리그 2위인데, 홈경기 득점 수는 리그 12위에 처진 통계가 그 증거이다.

맨유의 득점력에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맨유는 어태킹서드(attacking third; 공격 영역)에서 공격 조직력이 결여되었다. 루이스 판할 시절 전체적으로 나아지긴 했지만, 알렉스 퍼거슨 시대의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모리뉴도 맨유의 공격력 전통을 따라야 한다. 그도 과거 맨유가 얼마나 화끈했는지, 어떻게 승점을 지켜냈는지 그리고 어떤 스타일이었는지를 강조했다. 모리뉴는 과거 맨유가 지녔던 “지배력과 퀄리티와 우리만의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재미있게도 그 요소들은 모두 자신의 축구 철학으로부터 대척점에 있다. 지금까지 모리뉴는 보수적 스타일로 성공을 구가해왔다. 모리뉴가 제일 좋은 성과를 냈던 팀들은 모두 단단한 수비 조직력과 역습에 특화되어있었다. 확실한 결과를 낼 수 있는 ‘모리뉴 스타일’과 지금 그가 해내야 하는 ‘맨유 스타일’은 정반대라는 뜻이다.


 

 

 

# 결과지상주의

모리뉴가 만들었던 최고의 순간들은 대부분 스타일과 거리가 멀었다. FC포르투에서 리그 연패와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한 그에게 지루하다고 손가락질한 사람은 없었다. 첼시에서도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궁극적 목표는 승리였다. 인테르나치오날레에서도 모리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승리를 추구하는 스타일로 시즌 트레블 업적을 쌓았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모리뉴 특유의 실용주의가 클럽 전통과 충돌했다. 다시 돌아온 첼시는 예전과 다르게 ‘첼시만의 스타일’을 요구했다. 새로 영입한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활용하려고 노력했지만, 모리뉴는 자기 축구로 돌아가서야 리그를 제패할 수 있었다.


모리뉴는 첼시에서 어떻게 우승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상대의 장점을 무력화하고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한 골이 들어가길 기다리면 되었다.

 

 

# 우선순위의 이동

2014년 선덜랜드에 패한 뒤, 모리뉴는 “1-0으로 이기고 싶으면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다. 축구에서 제일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들어 모리뉴는 첼시를 우승 후보로 꼽으면서 “수비에 치중하고 역습을 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곳에서 자신이 했던 방식이었다.

올드 트래퍼드에서 모리뉴는 축구 스타일에 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첼시에서 내쳤던 후안 마타를 중용하며 그의 창의성을 살리려고 노력한다. 역습 시도 횟수도 크게 줄었다. 중원에서 쉼없이 뛰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필수적으로 갖췄던 모리뉴 축구가 마이클 캐릭(35세다!)을 기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모리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수비를 단단히 하면서 상대가 실수하기까지 기다리는 팀이 아니다. 그런 팀을 어떻게 만드는지 안다. 예전에 내가 해봤다. 매우 실용적인 축구이지만, 하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니다. 맨유의 팬과 구단주는 그런 축구를 원하지 않는다. 이번 팀에서 내가 원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맨유는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모리뉴의 발언은 자신의 장점보다 약점을 강조한 셈이다. 예전 그가 지도했던 팀은 단단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많이 뛰는 축구를 구사했다. 왜냐면 모리뉴가 제일 잘 가르칠 수 있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리듬, 창의력, 확실한 선제 플랜이 결여된 전술.

모리뉴의 전술에는 항상 개인 능력으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미드필더들이 한 명씩 있었다. 데쿠, 프랭크 램퍼드, 베슬레이 스네이더르, 메수트 외질, 에당 아자르 등이다. 팀플레이가 전반적으로 저조하면, 그런 개인들이 그 책임을 고스란히 져야 했다. 지금 맨유에서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혼자 해결해내는 장면이 빈번하다.

 

 

# 비관적 숫자들

맨유는 모리뉴의 지도 경력에서 중대한 챕터가 될 것 같다. 역습에 특화된 전술로 성공해왔던 지도자가 이제 퍼거슨이 만들었던 고(高)점유율과 화끈한 스타일을 만들어내야 한다. 모리뉴의 첼시는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이 73골(2014-15시즌)이었다. 카를로 안첼로티의 첼시는 103골을 넣었고, 안토니오 콩테의 첼시는 32라운드 현재 65골을 넣고 있다.

올 시즌 맨유의 실점(24골)은 리그 2위에 해당한다. 모리뉴가 아직 자신의 컬러를 잃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리그 31경기에서 48골밖에 넣지 못하는 공격력은 그가 천명한 패싱게임을 실현하기까지 갈 길이 아주 멀다는 현실을 말해준다. UEFA 대회 순위권 7개 팀 중 득점 수가 60골 이하인 팀은 맨유뿐이다.

모리뉴의 공격축구 청사진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 지금까지 나타난 모습만 놓고 본다면, 그가 맨유의 전통을 되살리는 과업을 달성하지 못할 확률이 더 큰 것 같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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